최근 무연고 사망자의 유골을 보관하는 봉안시설 운영이 인권침해라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친밀한 지인 등이 고인을 추모할 수 있도록 애도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무연고 봉안시설 운영 실태서울시의 봉안시설인 '무연고 추모의 집'에는 약 3천여 명의 무연고 사망자 유골함이 봉안되어 있다. 추모의 집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이곳은 고인을 애도할 수 있도록 상시 개방하지 않는다. 애도와 추모를 위한 공간이 아니니 「장사법」 제12조에 따라 무연고 사망자의 유골을 보관하기 위해 만든 곳이기 때문이다.서울시와 같이 '무연고 사망
또 죽음이다. 언제까지 이런 죽음이 반복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 서글프다. 2014년 2월 '송파 세모녀'가 다시 떠오른다. 그때의 기억으로 아직도 아픈데 오늘도 다시 죽음과 마주해야 하는 상황. 그때처럼 전문가들은 이런 죽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분석하고 지자체는 재발 방지 대책을 발 빠르게 내놓느라 분주하다.그래도 8년 전 송파 세모녀 때와는 확연히 변화된 점 한 가지가 있다. 공영장례다. 송파 세모녀 때만 해도 공영장례 조례는 전국 4개의 지자체에만 제정했었다. 당연히 서울시에도 공영장례조례는 없었다. 그래서 돌아
영국 지방정부는 무연고사망자를 위해 ‘공중 보건 장례’(Public health funerals)를 지원한다. '공중 보건 장례'의 모범 사례 지침(Public health funerals: good practice guidance)에 따라 진행되는 영국 무연고 장례 절차는 한국의 무연고 장례와 다른 세 가지가 있다. 부고(訃告) 게시첫째, 영국 지방정부는 ‘부고(訃告)’를 게시한다. ‘부고(訃告)’는 친척과 주변 지인들에게 죽음을 알리는 것으로 장례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절차다. 이를 통해 고인을 알고 있던 사람들이 장례
정부가 1인 가구 맞춤형 정책을 선보이고 각종 법,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선언한 지 2년이 넘도록 법, 제도 개선은 제자리다. 여성가족부, 법무부 등 유관부서가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입법을 추진했지만, 시행된 정책이 없다. 법안 발의까지 이뤄져도 국회 문 턱을 넘지 못해서다. 당장 지난 29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과 법률안 110건을 포함 총 130건의 안건이 의결됐다. 그런데 이 안에는 단 한 건도 1인 가구 관련 법안이 포함되지 않았다. 1인 가구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지난해 4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25일 코로나19를 제2급 감염병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리고 이번 달 2일부터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도 완화했다. 이렇게 코로나로 인해 잃어버렸던 일상이 단계적으로 회복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일상의 단계적 회복 조치들이 지난 2년 동안 코로나가 남긴 사회적 상흔을 저절로 사라지게 할 것 같지는 않다. 코로나 상황에서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일자리의 불안정성을 증가시키면서 사람들의 관계도 단절시켰다. 이러한 단절은 가족관계뿐 아니라 이웃 관계마저도 소원해지게 했다. 이에 따라 홀로 고립된 채 살아가는 삶의 방
삶과 죽음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했던가.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무연고 사망자 역시 덩달아 느는 추세다. 이에 따라 공영장례 지원이 수면 위로 떠 올랐다. 무연고 사망자의 존엄성 보장을 위한 '마지막 배웅' 장례지원 사업이 바로 공영장례다. 공영장례지원을 위한 각 자치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건이 안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1코노미뉴스]는 대구시 공영장례 지원 조례를 대표 발의한 배지숙 의원과 인터뷰를 통해 공영장례 지원 조례를 발의한 배경과 대구시 무연고 사망자 실태를 통한 지원 까닭에 대해 물어봤다. 이로써 공영장례의 현주
뉴스를 검색하다가 눈에 띈 기사가 있었다. "'진짜 무연고' 사망자는 절반도 안된다" 정말 자극적 기사 제목이다. 기사 제목대로라면 무연고사망자 절반 이상은 '가짜 무연고' 사망자라는 말이다. 기사는 가족이 있지만 시신 인수를 거부하거나 기피한 수원시의 무연고사망자 두 분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시작한다. 그러면서 매년 증가하는 무연고사망자도 비극이지만, 더 큰 비극은 가족 등 연고자가 있는 사망자가 절반 이상이라며 지난해 치러진 수원시의 '진짜 무연고'사망자는 단 한 명뿐이라고 강조한다.가족이 시신인수를 거부·기피하면 '가짜 무연고?
'혈연'관계로 이어진 가족이 함께 모여 살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두 집 걸러 한 집은 '혼자' 살고, 가족이 아닌 다른 누군가와 함께 산다. 전통적인 가족구조에 대한 개념이 급속도로 해체되고 있지만, 제도는 그대로다. 이렇다 보니 각종 사회문제가 발생한다. 그중 하나가 '죽음'이다. 혼자 살던 사람이 죽음을 맞이 했을 때, 현재 우리 사회는 개인(연고자)에게 책임을 미룬다. 또 혈연을 중시하는 전통적 장례제도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해, 실질적인 삶의 동반자 역할을 했던 이들을 후순위로 둔다. 이에 1인 가구로서 삶을 영위하며 자신
설날 직전인 지난달 28일 2021년 무연고사망자 현황이 공개됐다. 국회 서일준 의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근거로 2020년 3,000명을 넘어선 무연고사망자가 지난해에는 3,159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회는 이처럼 해마다 급증하는 무연고사망자 대책의 하나로 지난해 12월 관련 법인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사법’)」 일부를 개정했다. 이번 법 개정의 특징은 무연고사망자 공영장례의 행정책임을 국가 차원까지 확대한 것과 이를 위해 ‘무연고사망자 장례지원’을 장사지원센터 업무 내용으로 명시한 것이다. 그렇다면 무연
지난해 연말 우리 사회 곳곳에서 쓸쓸한 소식이 줄을 이었다. 혼자 사는 노인이 당한 안타까운 사고들이다. 고령 1인 가구에 대한 정책과 사회의 외면이 만든 현실이다. 이미 국내 고령 1인 가구 수는 166만가구(2020년 기준)를 넘어섰다. 전체 고령자 가구 473만2000가구 중 35.1%에 달한다. 현 추세라면 2047년 400만가구를 넘어설 전망이다. 수치만 봐도 고령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사회 문제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고령 1인 가구 관련 정책 기조는 그대로다. 체감도가 떨어지는 정책에
서울시 공영장례지원 상담센터를 담당하고 있는 사단법인 나눔과나눔 홈페이지에는 해마다 그 해 마지막 날이면 한 해 동안 돌아가신 ‘위안부’ 할머니와 서울시 공영장례로 마지막을 함께 한 분들의 이름이 올라온다. 2022년에도 기억해야 할 869명의 이름이 게시되었다. 2022년에도 기억해야 할 869명은 2021년 돌아가신 3분의 ‘위안부’ 할머니, 연고자와 함께 장례 치른 10명의 저소득시민, 그리고 856명의 서울시 무연고사망자들이다. 부를 수 없는 ‘위안부’ 할머니 이름누군가의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그 이름을 불러야 한다. 그
잡초는 없다! ‘잡초’같은 사람은?변산에서 흙을 만지는 철학자 윤구병는 ‘잡초는 없다’고 주장한다. 인디언들의 언어에도 '잡초'라는 말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 마음에 들지 않거나 혹은 내가 기르는 것을 제외한 나머지는 ‘잡초’이고, 내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것은 쓸모없는 것이니 ‘잡초’라고 부른다. 세상에 존재 이유가 없는 풀은 없다. 지금 나에게 쓸모없을 뿐이다. 사람은 어떨까? 사람 역시 ‘잡초’같은 사람이 존재할까? 자본주의적 생산에 필요한 능력을 갖추지 못했거나, 적어도 사회가 요구하는 필요한 교육을 마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 당신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만약 당신이 죽었을 때 2015년 대한민국 평균 장례비 1,300만 원을 부담해서 장례 할 사람이 있나요? 요즘같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게다가 코로나 상황으로 조문객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천만 원이 넘는 금액을 일시금으로 부담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어요. 여기서 중요한 건 ‘일시금’입니다. 신용카드로 할부를 할 수 있겠지만 어쨌든 장례비를 완납해야만 장례식장에서 시신을 내어준답니다. 만약 당신이 죽었는데 장례 할 사람이 없다면 당신의 시신은 어떻게 될까요?무연고 사
청년 자살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해 전체적인 자살자 수 감소에도 30대 이하의 자살률은 여전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지난해 자살 사망자 수는 총 1만3195명으로 전년 대비 4.4%(606명) 감소했다. 1일 평균 자살 사망자 수는 36.1명을 기록했다. 자살 사망률(인구 10만명당 명)은 25.7명으로 전년 대비 4.4%(1.2명) 줄었다. 연령대별 자살률은 1~9세 0.1명, 10~19세 6.5명, 20~29세 21.7명, 30~39세 27.1명, 40~49세 29.2
2018년 5월 10일, 서울특별시 공영장례조례에 따른 첫 번째 무연고공영장례가 진행됐다. 벌써 만으로 3년이 된 서울시 공영장례는 그동안 해마다 제도를 개선하며 사각지대를 줄여왔다. 2018년 362명이었던 장례인원은 2019년 423명을 거쳐 지난해에는 665명까지 증가했다. 그동안 무연고사망자 장례 현장에서 2천명이 넘는 분들을 배웅하면서 고민했던 현장의 이야기를 세 번으로 나눠보았다. 그 세 번째 이야기.고인에게 묻습니다 “조금 더 잘 살 수는 없었나요?”무연고자 장례에서는 가족 간의 오랜 단절로 애증의 감정을 풀지 못해 분
2018년 5월 10일, 서울특별시 공영장례조례에 따른 첫 번째 무연고공영장례가 진행되었다. 벌써 만으로 3년이 된 서울시 공영장례는 그동안 해마다 제도를 개선하며 사각지대를 줄여왔다. 2018년 362명이었던 장례인원은 2019년 423명을 거쳐 지난해에는 665명까지 증가했다. 그동안 무연고사망자 장례 현장에서 2천명이 넘는 분들을 배웅하면서 고민했던 현장의 이야기를 세 번으로 나눠보았다.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도대체 가족은 누굴까?무연고사망자 장례를 하면서 첫해는 ‘도대체 가족이 누굴까’에 대한 질문을 숱하게 했습니다. 무연고
2018년 5월 10일, 서울특별시 공영장례조례에 따른 첫 번째 무연고공영장례가 진행됐다. 벌써 만으로 3년이 된 서울시 공영장례는 그동안 해마다 제도를 개선하며 사각지대를 줄여왔다. 2018년 362명이었던 장례인원은 2019년 423명을 거쳐 지난해에는 665명까지 증가했다. 그동안 무연고사망자 장례 현장에서 2천명이 넘는 분들을 배웅하면서 고민했던 현장의 이야기를 세 번으로 나눠보았다.◇먼 길 떠날 채비를 마친 무연고사망자 시신태어날 때 가족과 친지 그리고 이웃의 축복을 한 몸에 받았던 것처럼, 누구나 떠나는 순간에도 석별의
기업장례서비스 전문기업 '해피엔딩'은 사단법인 '나눔과나눔'과 함께 사회공헌활동을 목적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후원금을 전달했다고 2일 밝혔다.나눔과나눔에 따르면 이번 업무협약은 저소득 무연고 사망자를 위한 장례지원과 서울시 공영장례지원 상담센터 운영을 위한 것이다. 특히 해피엔딩은 이번 업무협약의 첫 행사의 의미로 나눔과나눔에게 후원금 1000만원을 전달했다.박덕만 해피엔딩 대표는 "해피엔딩은 매년마다 불우이웃, 청소년 장학금, 여성협의회, 어르신들을 위해 후원했고, 이번이 네 번째 후원이다"라며 "앞으로도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으
지난 2월 중순, 70대 초반의 어르신이 '사단법인 나눔과나눔'에 무연고장례 자원봉사 신청을 했다. 사실 그는 자원봉사보다는 본인의 죽음이 걱정이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홀로 사는 그는 법적 가족이 있지만, 오랫동안 연락도 하지 않고 지내다 보니 본인이 '고립사'하게 될 것 같고 결국 '무연고사망자'가 될 거라며 "내가 죽으면 집에서 죽을 텐데 주변에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고 하셨다.1인 가구가 늘면서 사회적 단절과 고립이 증가하는 요즘, 이렇게 본인의 죽음과 이후 장례가 걱정인 이들의 상담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
겨울 한파는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이들에게 너무도 잔인하다. 잔인함과 무정함은 죽음에서 더 극적으로 그 실체를 드러내기 마련이다. 탯줄도 제대로 자르지 않은 아기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는 날은 그나마 있던 감정의 마지막 보호막마저도 무장해제당해 버린다. 지난 1월 초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으로 시작된 "#정인아 미안해" 캠페인은 한국 사회에 아동학대와 유기에 대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자 언론은 무연고 아기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몇몇 언론사에서는 서울시 공영장례로 진행한 영아들의 사례를 통해 출생과 보육 과정에 있